'정일형-정대철-정호준' 유일한 3대 의원 가족, 국회도서관에 '삼대문고' 설치
  글쓴이 : 최고관리자     날짜 : 15-06-09 09:43     조회 : 6032    

이선아 기자 sun@hankooki.com입력시간 : 2015.03.03 11:33:14수정시간 : 2015.06.09 09:36:31

6일 국회에서 문고 설치 기념 행사… 일반인도 문고 열람 가능
정대철 고문 "국내 최초로 영광… 앞으로 2여 만권 기증 목표"

[데일리한국 이선아 기자]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3대째 국회의원 가족인 고 정일형 박사와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소장하던 책을 정 고문 등이 국회도서관에 기증해 '삼대(3代)문고'가 설치된다. 이들이 기증한 도서는 '못 잊어 화려강산' 등 국내 도서관에 거의 소장되지 않은 희소 자료를 비롯해 정치·역사·경제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 6,700여 권이다. 이를 기념해 국회도서관은 오는 6일 국회 나비정원에서 '삼대문고' 설치 기념 행사를 갖는다. 이날 서가 등록이 정식으로 완료되면 일반인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정 고문은 3일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삼대문고 설치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여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국회도서관에서 문고를 만들어준다고 해서 아버지가 소장하던 책 대부분을 기증하고, 앞으로 2여 만 권을 목표로 1~2년 동안 꾸준히 채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고문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소장했던 책이 3만 권, 내가 갖고 있는 책이 2만 권 정도 되는데, 부모님 책은 과거 가정법률상담소에 한차례 기증했고, 내가 갖고 있는 책 역시 서울중부도서관에 기증한 바 있어 헌책방을 다니면서 아버지와 내가 읽었던 책들을 다시 모으고 있다"면서 "이번에 삼대문고가 설치된다는 소식을 듣고 동참하고 싶다면서 책을 기증하려고 문의하는 분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정 고문의 아들인 정호준 의원도 "정일형·이태영 박사 기념사업회에서 보관하고 있던 서적들이 국회도서관을 통해 빛을 보게 되었다"면서 "많은 국민들이 한국 정치사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서적이나 전문 자료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삼대문고'에 기증되는 방대한 서적만큼 이들의 정치 경력은 남다르다. 삼대의 선수(選數)를 합치면 무려 14선에 이른다. 국회의원 임기가 4년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의 의원 경력을 합치면 반세기를 넘는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꼽히는 정일형 박사는 서울 중구에서 2대부터 9대 국회까지 내리 8선을 했다. 정 박사의 아들인 정대철 고문 역시 중구에서 5선을 했고, 정 박사의 손자인 정호준 의원은 2012년 19대 총선 때 중구에서 당선돼 현재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
 
'정치 가계도'는 정 고문의 어머니와 부인에게도 뻗어 있다. 정 고문의 어머니인 고 이태영 박사 앞에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자주 따라붙는다. 이 박사는 최초의 서울대 법대 여학생, 최초의 여성 변호사로 꼽히며 여권 신장을 위해 매진한 인물로 유명하다.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여성계의 선배인 이 박사와 매우 가까운 사이였다. 정 고문의 부인 김덕신 여사의 할머니인 고 박현숙 여사는 4·6대 의원으로 활동했으며, 김 여사의 형부인 조순승 전 의원도 3선 의원을 지냈다. 정호준 의원의 외가까지 합치면 모두 19선이 되는 셈이다.

정 고문 가족은 70여 년 넘게 서울 중구 토박이로 지낸 만큼 '중구의 뿌리깊은 나무'로 불리기로 한다. 정 고문은 "삼대가 중구에서 선택받아 국민들과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일해 자랑스럽다"며 "또 중구 구민들이 저희를 나쁘지 않게 봐주신 것도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들(정호준 의원)이 현재 중구를 위해 일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중구와 나라를 위해 봉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처럼 삼대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다만 의원 출신 아버지를 둔 '2세 정치인'은 그 수가 꽤 된다. 새누리당은 대표와 원내대표가 모두 2세대 정치인이다. 김무성(부산 영도) 새누리당 대표의 아버지는 전남방직을 설립하고 5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용주 전 의원이다. 유승민(대구 동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대구에서 13·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의 차남이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정우택(청주 상당, 새누리당) 의원은 5선 의원을 지낸 정운갑 전 농림부 장관의 아들이고, 이번에 국토교통부장관으로 내정된 유일호(서울 송파을, 새누리당) 의원은 유치송 전 민주한국당 총재의 아들이다. 김세연(부산 금정, 새누리당) 의원은 5선 의원과 한나라당 부총재를 지낸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이며, 정문헌(강원 속초·고성·양양, 새누리당) 의원은 정재철 전 의원의 아들이다. 김태환(경북 구미을, 새누리당) 의원은 김동석 전 의원의 아들이자, 고 김윤환 전 의원의 동생이다. 홍문종(경기 의정부을, 새누리당) 의원의 부친인 홍우준 경민대학 이사장은 11·12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을동(서울 송파병,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장군의 아들' 인 김두한 전 의원의 딸이란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새누리당의 비례대표 중에도 이상일 의원의 부친은 3선을 거친 이진연 전 의원이고, 이재영 의원의 모친은 도영심 전 의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정 고문 외에도 노웅래(서울 마포갑) 의원과 김성곤(전남 여수갑) 의원이 '2세 정치인'으로 꼽힌다. 노웅래 의원은 국회부의장과 마포구청장을 지낸 노승환 전 의원의 아들이다. 김성곤 의원의 부친은 8·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상영 전 의원이다.

전직 의원 중에도 '2세 정치인'이 적지 않다. 김홍일 전 의원은 6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새누리당에서 5선 의원을 지낸 남경필 경기지사는 재선 의원을 지낸 남평우 전 의원의 아들이다. 또 3선 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사무총장 등을 역임한 정진석 전 의원은 6선 의원과 내무부장관을 지낸 정석모 전 자민련 부총재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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